경영자와 실무자의 관점 차이
경영자와 실무자, 서로 다른 시선의 교차점
경영자는 ‘방향’을 보고, 실무자는 ‘성과’를 본다.
이 한 문장 안에 조직 내 대부분의 갈등이 응축되어 있다.
경영자는 거시적 관점에서 미래를 설계한다.
지금의 행동과 의사결정은 ‘수단’에 불과하며, 목적은 더 멀리 있다.
반면 실무자는 눈앞의 결과로 평가받는다.
성과와 피드백이 빠르게 돌아오지 않으면 동기를 잃는다.
즉, 실무자에게 ‘현재’는 곧 ‘목적’이다.
이 차이는 어느 한쪽이 옳거나 그르다는 문제가 아니다.
조직이 성장하기 위해선 두 관점이 반드시 공존해야 한다.
문제는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이 균형이 쉽게 무너진다는 점이다.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의 충돌
내부 신사업, 전략 제휴, 오픈이노베이션 등
새로운 일을 추진하는 순간부터 경영자와 실무자의 시선은 어긋난다.
경영자는 “3년 뒤 회사의 새로운 축이 될 프로젝트”를 그리고,
실무자는 “이번 분기 실적에 반영될 구체적인 결과물”을 고민한다.
그래서 회의는 길어지고, 실행은 느려진다.
경영자는 “왜 이렇게 속도가 느린가”를 묻고,
실무자는 “왜 현실을 모르는가”를 되묻는다.
이때 리더십의 핵심은 ‘방향을 설득하는 기술’이 아니라
‘방향을 성과로 연결시키는 설계력’이다.
경영자의 역할: 방향만 제시해서는 안 된다
많은 경영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방향만 잘 잡아주면 팀이 알아서 움직이겠지.”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방향’은 동기를 주지 않는다.
‘의미 있는 성취 경험’이 동기를 만든다.
따라서 경영자는 실무자의 단기 성과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거시적 비전이 단기 성과에 저해되지 않도록 설계해야 한다.
예컨대, 장기 목표를 향한 중간 단계마다 명확한 ‘작은 성공’을 경험하게 해야 한다.
이 작은 성공이 쌓여야 실무자는 비전을 ‘자신의 일’로 받아들인다.
실무자의 역할: 현재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반대로 실무자도 경영자의 관점을 이해해야 한다.
지금의 업무가 단기 KPI를 채우기 위한 수단일 뿐 아니라,
조직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 공사’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실무자는 ‘지금의 성과’만큼이나
‘미래의 구조’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역할을 확대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오픈이노베이션 시대의 ‘이해력’이 경쟁력이다
이 관점의 차이는 기업 내부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처럼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협업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환경에서는
이 차이가 더욱 복잡하게 얽힌다.
스타트업은 혁신의 속도로 움직이고,
대기업은 안정의 체계로 움직인다.
스타트업이 중견·대기업과 협업하려면,
경영자의 장기적 비전과 실무자의 단기적 요구, 두 언어를 모두 이해해야 한다.
대기업 경영자는 “전략적 시너지를 통한 장기 가치 창출”을 보고,
실무자는 “실행 리스크와 단기 효과”를 본다.
이 두 층위의 기대를 동시에 충족시키려면,
스타트업은 기술이나 서비스보다 ‘이해력’과 ‘조율력’이 앞서야 한다.
즉, 스타트업이 오픈이노베이션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단순히 ‘혁신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양측의 시각 차이를 줄이는 브릿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그 이해의 깊이가 협력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한다.
결론: 충돌은 성장의 증거다
경영자와 실무자의 시선이 다르다는 것은
조직이 ‘정체’가 아닌 ‘이동’ 중이라는 신호다.
중요한 것은 그 차이를 다루는 방식이다.
경영자는 실무자의 현실을 존중해야 하고,
실무자는 경영자의 비전을 신뢰해야 한다.
단순히 “하라고 하니까 하는 일”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지만 “왜 해야 하는지 공감되는 일”은 오래 남는다.
결국 조직의 지속 가능성은
‘명령’이 아니라 ‘공감’을 통해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공감의 언어를 번역해내는 능력
그것이 진짜 리더십이다.